재밌다. 그만하면 끝도 깔끔한 것 같고
복수극으로 질질 끌지 않은 건 좋은 선택이었다.
영화를 다 보고 곰곰 이 작품의 주제를 생각해 보니 두 가지로 집약된다.

삶의 이면에 감추어진 진실

그리고

억만장자 청년의 성장통(?)

정도.


성장통이란 말이 웃기지만
심장이 약한 치명적인 단점에도
협상할 회사의 중역을 상대할 땐 단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는 자신만만한 그가
정작 목숨이 오가는 수술대에 올라서 살이 찢기고 발겨질 때에야 비로소 자신을 둘러싼
세상의 실체를 알게 된다는 것. 삶의 저 끝에서 얻은 각성,자각.
이게 성장이야기가 아니고 뭔가?

그래서 제목이 어웨이크(AWAKE, 깨어남/자각)인가 보다.
자신을 진심으로 걱정해 준 사람이 누구인지도 모른 채 "남"에게 목숨을 맡기고
죽음 직전까지 갔다가 결국 그 사람의 희생을 통해 되살아난다.
어쩜 스크린 속의 이야기보다는 앞으로 진행될 뒷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작품이다.
눈을 뜬 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? 앞으로 어떻게 삶을 살아갈까?
분명한 건 이 일을 계기로 그의 많은 것이 달라지겠지.

 

가장 아름다운 장면을 꼽는다면

세상의 모든 빛이 사라지고 차가운 어둠 속에 그가 외로 누웠을무렵
그의 어머니가 정답게 성냥불을 켜는 컷 그리고 후- 하고 다시 그 불을 끄는 컷.

굉장히 은유적이며 많은 것을 말하는 장면이다.

이 한 장면만으로도 볼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다.


Posted by 부정승차
뜬금없이 전화가 왔다.
063- 으로 시작하는 번호.
망할놈의 하나로에서 끊임없이 전화 놓으라고 전화질을 해대길래
받을까 말까 하다가 그냥 받았다.

"안녕하세요. 전주국제영화제 뭐시기~ 입니다"

아? 그래.. 그런데 무슨 일로 전화를 다..
아직 전주영화제에 내 영화를 출품한 적은 없는데

"VIP로 선정되셨습니다."

...! 그래. 그랬어. 작년에 영화를 보겠다고 발버둥치다 하루 3편/4편씩 예매했었지. 아아- 미친짓이었어.
근데 극장에 3분전에 갔는데 5분전 지났다고 발권도 안해줘 보고 싶은 영화 놓치고
- 딴 영화제 다 가봤지만 유독 전주는 "칼" 이더군. 눈물 펑펑 쏟았다구. -
느닷없이 과대 여자애가 서포터즈로 싸게 단체예매해달라길래 귀차니즘 무릎쓰고 예매해놨더니
당일날 배째라는 바람에 내 피 같은 돈 몇만원만 빠져나간 아주 불.쾌.한 기억이 있었지.
(그래서 올해는 해달라고 해도 해줄 생각없다...)
스스로 생각해봐도 젤 어이없는 건 영화를 거의 졸면서 봤다는 것.
하루 3~4편을 소화하다보니 그게 인간의 스케쥴로 가능해? 내가 좀비도 아니고.
나이들수록 부실한 체력을 뼈져리느끼며 영화관 의자에 앉기만 하면 쿨쿨- 잠만 잤던
나 자신을 반성하며 이런 미친 짓은 다신 하지 말아야지 하고 다짐했더랬지.
그래서 올해는 하루 2편 밖으로는 넘기지 않으려고 한다.
솔직히 제대로 볼려면 2편도 힘들다. 영화감상은 그야말로 심력(?)을 쏟아붓는 작업이니까.
아무튼 그 쌩쇼를 한 덕에 무려 1%에 들었단 말인가. 학창시절 한 번도 달성못한 전국 1%...

찾아보니 정말 있네. 하~ 혼자만 톡 튀는군. 히히-
메일주소를 좋아하는 만화에 나오는 여주인공의 코드넘버로 설정해놔서 >.<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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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쨌든 명색이 영화전공인데 이번엔 좀 제대로 봐야지. 눈 크게 뜨고
앵글이고 편집이고 내러티브고 촬영기법이고 조명이고 연출의도고
열심히 분석해봐야겠다. 관찰하다보면 무언가 건지는 게 있겠지.
평생가도 일반극장에선 접하기 힘든 전 세계의 그리고 영화 변방국들의 작품들.
그게 영화제의 매력 아니겠어?
개/폐막식은 그다지 관심없는데 공짜라니 꼭 가야겠군. 초대장 준다잖아.
메인 카탈로그에 내 이름 실리는지 꼭 확인해봐야겠다. ^^;

더 보기



 

Posted by 부정승차


포 미니츠를 처음 만난 건 2007년 전주영화제였다.
'신동' 과 함께 내가 좋아하는 '피아노' 라는 소재가 들어간 음악영화.
신동은 아쉽게도 보질 못했고 포 미니츠는 미리 예매해 놓은 덕에 볼 수 있었다.
그러나 당시 무리한 영화관 순회 스케쥴(?)로 인해 반은 졸면서 봤던 비운(?)의 작품.
나이를 먹으면 영화 보는 체력까지도 현저히 떨어진다는 걸 감안을 못했었다...
어째 영화관 의자에만 앉으면 고양이마냥 이리 살포시 졸리는지 눈꺼풀이 천근만근,
호환마마보다 무섭다는 사실을 온 몸으로 실감했다.
하지만 졸면서 군데군데 빼먹고 봤음에도 내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이 작품을 DVD가 나오면
꼬옥 지르고야 말겠다는 다짐을 한 채 8개월이 지났고 마침내 기나긴 기다림의 시간을 넘어
DVD로 다시 만난 이 작품을 얼마 전 집에 가서 디비딥 플레이어에 돌려 TV로 감상했다.

두 번째로 만난 포 미니츠는 예전처럼 강렬하진 않았지만 대신 영화의 전체적인 내용을 좀 더
잘 이해할 수 있었다. 크루거의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, 어째서 제니가 살인죄를 짓고 감옥에
왔는지 또 어째서 그렇게 폭력적일 수 밖에 없었는지도.
사랑을 받아보지 못한 사람은 사랑을 베풀 수가 없다. 폭력속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폭력을 견뎌내거나
폭력으로 맞서는 것 두 가지 뿐이다. 그래서 그녀는 "손대지 마" 라는 말을 밥먹듯이 내뱉으며
자신도 모르는 새 발작적으로 폭력을 행사한다. 그러나 그 폭력이 어쩐지 처연해보이는 것은
그것이 결국 자기방어본능의 끝에서 어쩔 수 없이 택한 마지막 발악이기 때문이다.

*간략 줄거리


이 영화를 관통하는 건 배려와 헌신 그리고 몰입 그 두 가지 키워드.

그녀가 그렇게 아름답게 빛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누구보다 "그 4분에 몰입" 했기 때문이리라.
자신의 세계에서 스스로의 상처를 오롯이 마주하고 그 상처를 딛고 일어서
자신의 힘으로 부드럽게 그러나 힘차게 유영하는 사람은 반짝반짝 빛나 보인다.
허나 그녀의 몰입 또한 "크루거의 배려와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" 했으니 그 아름다운 광경은
<두 사람이 이뤄낸 기적>으로 봐도 좋지 않을까. 사랑과 배려는 상처를 완벽히 치유하지는 못할지라도
부드러이 쓰다듬고 기적을 일구어 나간다. 제니와 크루거의 4분이 인상적인 이유다.

어찌보면 포 미니츠는 음악을 보여주는 영화가 아니라 상처받은 영혼들의 애정어린 소통 그리고
그것이 가진 힘을 보여주는 영화인지도 모르겠다.

Posted by 부정승차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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부정승차
···플라네타리움은 어떨까요? 어떤때라도 결코 꺼지지 않는, 아름답고 영원한 반짝임. 온 하늘의 별들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. by 부정승차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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